. "당연한 사실도 증명해야 하나요?"란 질문을 받으면 저는 이렇게 되묻습니다. "증명할 수 없다면, 어떻게 그걸 당연하다 할 수 있을까요?" 공부가 익숙함에 맞서며 치열하게 의심하는 작업이라는 이야기도 학생들에게 전하려 합니다.
최근 우리는 새로운 단계에 직면했다. 최근 몇 년 가장 빈번하게 수면위로 올라오는 문제의 용어들은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. 소위 말하는 '혐오 언어'들이다.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'정치적으로 올바른 용어 사용'이 잘 모르고 습관처럼 사용하던 일상어에서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는 행위였다면, 혐오 단어들은 조어의 목적 자체가 '현실의 왜곡'이다. '설라디언'이라는 단어가 그 좋은 예다. 부산대학교 맞춤법 검사기에 따르면 '서울에 사는 전라도 사람'을 뜻하는 말이다. 그런데 우리가 이런 단어를 만들어 전라도 출신의 서울 사람을 구분할 필요를 느껴서 이런 단어가 생겼나?